
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장편소설)
창경궁 대온실의 비밀을 둘러싼 장엄한 서사 소설이 줄 수 있는 최대의 재미와 감동을 만나다 마침내 탄생한 김금희의 역작! 마음에 이는 무늬를 섬세하게 수놓으며 이야기의 아름다움을 증명해온 소설가 김금희가 장편소설 『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동양 최대의 유리온실이었던 창경궁 대온실을 배경으로, 그 안에 숨어 있는 가슴 저릿한 비밀과 인간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으려는 신념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작가가 작품활동을 시작한 지 15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역사소설로, 김금희 소설세계를 한차원 새롭게 열며 근래 보기 드문 풍성한 장편소설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대작이다. 창경궁과 창덕궁을 둘러싼 자연에 대한 묘사, 한국 최초 유리온실인 대온실의 건축을 아우르는 역사, 일제강점기 창경원에 감춰진 비밀, 오래된 서울의 동네인 원서동이 풍기는 정취,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크고 작은 사건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는 이 작품은 소설이 줄 수 있는 최대치의 재미와 감동을 독자에게 선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이 써내려가는 ‘수리 보고서’는 건축물을 수리하는 과정을 담은 글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아픈 역사와 상처받은 인생의 한 순간을 수리하고 재건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불가피하게 경험할 수밖에 없는 어떤 마음의 상처는 건축물을 구성하는 필수요소, 마치 문고리나 창틀이 집을 짓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소재인 것처럼 삶을 이루는 데 꼭 필요한 요소라고 작가는 이야기하는 듯하다. 두려운 나머지 잊고 묻어두었던 과거를 다시 마주하게 된 주인공이 보고서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때 이 방대한 이야기를 따라온 독자는 이 작품을 읽기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 것만 같은 마음의 성장을 실감하는 동시에 가슴 찡한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대온실 수리보고서』를 읽으며 가장 먼저 든 감정은 글 참 예쁘게 쓴다 라는 것이었다.
문장 하나하나가 섬세하게 다듬어진 감각을 지니고 있으며, 표현과 수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장면이 그려진다. 특히 인물의 시선과 풍경을 엮어내는 방식은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읽는 내내 문장을 따라가는 것 자체가 하나의 감각적인 경험처럼 느껴진다.
1.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흐려버리는 사실감
이 작품에서 놀라웠던 부분은 방대한 자료조사가 만들어내는 사실감이었다.
소설 속 역사와 공간, 시대의 분위기와 인물들의 움직임은 너무나도 정교해서 읽는 동안 몇 번이고 “정말 있었던 이야기 아닌가?”라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2. 마리코 할머니의 인류애
마리코 할머니는 이 작품의 중심을 이루는 인물이다. 비극적인 역사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잃지 않는 그녀의 태도는 읽는 내내 깊은 울림을 남긴다. 그것은 단순한 낙관이 아니라, 고통을 충분히 겪고도 끝내 타인을 이해하려는 의지라는 점에서 더욱 숭고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마음은 영두에게 이어진다. 영두 또한 어렸을 적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사람을 쉽게 단정하지 않고 이해하려 애쓴다. 이러한 따뜻함이 산이(친구의 딸), 그리고 실어증과 도벽이 있는 스리(산이 친구)에게까지 자연스럽게 전달 된다.
마리코 할머니의 의지가 영두에게로, 영두에서 산이로, 산이에서 스리로 흐로고 있다.
결국 『대온실 수리보고서』는 거대한 역사소설인 동시에, 끝끝내 인간에 대한 희망(인류애) 놓지 않는 이야기라고 느껴졌다. 인물들은 서로를 완벽하게 구원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해하려 노력하고, 손을 내밀고, 마음을 이어간다. 그리고 그 작은 연결들이 이 작품 전체를 아주 따뜻하게 만든다.
3. 마지막 문장, “이해한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김금희 작가는 이런말을 남겼다.
그래서일까. 작업을 하는 동안 어떤 소설보다 ‘이해한다’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는 걸 깨달았다.
이 문장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이 소설은 누군가를 쉽게 단죄하지 않는다. 역사도, 인물도, 상처도 함부로 재단하지 않는다. 대신 끝까지 인류애라는 보편적 가치를 가지고 이해하려 한다. 그리고 바로 그 태도가 이 작품을 특별하게 만든다.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동의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쉽게 판단하지 않고, 타인의 삶을 함부로 단순화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가깝다. 『대온실 수리보고서』는 바로 그 어려운 일을 끝까지 해내는 소설이다.
마무리
『대온실 수리보고서』는 아름다운 문장과 치밀한 시대 묘사,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그린 작품이다. 읽는 동안에는 거대한 역사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고, 다 읽고 나면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음을 깨닫게 된다.